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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없는 농담들 2005. 3. 11. 11:57
    또 봄이 오나 보네요.
    하늘에 구멍이 난 듯 펑펑 쏟아져 내리던 하얀 눈들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녹아내려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봄입니다.
    꽃들도 피고 시골 개울가에는 개구리들로 차츰 께어서 시끄럽게 울어댈텐데
    아쉽게도 내방 창문 밖엔 꽉 막힌 벽만 보이네요.
    그덕에 늦은 밤 불을 끄면 칡흑같은 어둠이 방안 가득 덮어버린답니다.
    그 어둠과 친해저서 그런지
    아니면 이 못난 얼굴 어둡게 가려 보이지 않게 하려 그러는지
    내내 불을 끊채 있는답니다.
    그러다 불을 켜면 어찌 그리 방안이 커보이던지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거나 그런거 대신
    제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버리네요.

    또 숫자 하나를 더 하고
    많은 변화에 적응하며 살겠지만 모두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버립니다.
    몇일째 밥을 먹지 않고 씻지도 않고
    바깥에 나가서 햇빛도 보지 않고 살고 있어요.
    참 우스운 일이죠?
    어떻게 이렇게 멍청하게 살고 있는지...

    또 자정을 넘깁니다.
    좀 채로 잠이 오질 않을땐
    이렇게 불을 켜고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고...
    먼지와 때가 가득 낀 키보드를 두드리며
    주절 주절 대고 있어요..

    또 돌고 돌아 여름, 가을, 겨울이 올꺼지만
    지금  만큼 달라지지 못할꺼라는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마 또 재자리로 재자리로 돌아올테죠..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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