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
기다림...실없는 농담들 2006. 9. 5. 22:21
처음엔 꼭 그런 마음이 들었다. 열차가 잠시 머무르다 가는 역에 구석진 곳에 서 있는 나무 한그루.. 저 녀석은 누굴 그렇게 기다리는 것일까? 녀석이 사랑을 기다린다면 그 기다림의 아픔은 얼마나 깊고 아플까? 많이 지칠텐데...돌아오지 않는다는것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떠나는 그 틈에도 녀석은 늘 그자리에 있다. 차장밖을 보니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고 나는 외롭게 서 있는 나무에게만 시선이 간다. 기다림... 저 녀석, 내가 보는것을 아는것일까? 아마도 녀석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그런 기다림이 아닐까? 처음엔 꼭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나도 저 녀석처럼 언제나 기다림과 그리움을 짊어지고 살고 있는것일까 하는... 역에는 언제나 그런 기다림이란게 느껴져서 정겹다. 열차를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도..
-
낡은 휠체어...실없는 농담들 2003. 11. 23. 11:40
3일동안 혼자 서울에 다녀왔답니다. 친구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 몇명이 모여 맛있는것도 먹고 함께 있는것만으로 참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칸에 몸을 싣고 있을때.... 문득 옆에 있는 내 낡은 휠체어를 한참 동안 바라봤습니다. 녹이 쓸고 먼지와 때가 드문드문 끼였고 바람이 빠져 버린 바퀴 타이어. 난 한동안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이 녀석과 여지껏 함께 하고 있었구나... 10년 가까이를.... 내가 안 움직일땐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던 이 녀석이 내가 움직이게 되면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어쩔땐 험난한 산으로 또 어쩔땐 차거운 바다로... 어디를 가든 이 녀석은 나의 발이 되어 날 이렇게 변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을 잠시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기차칸에서 내 낡은 휠체어를 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