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는 법...

2005. 12. 8. 14:27실없는 농담들

내려올때는 서울역이 아닌 영등포 역에서 출발 해야했다.
왜냐? 모임을 가졌던 곳이 영등포 였기 때문에..
고맙게도 모임 내내 내 손과 발이 되어준
두 건장한 동생 녀석들 덕에 재미 있는 송년회가 된것 같다.

영등포역 플렛폼으로 내려가니 역시 공익근무요원이 마중나와 있는군.
갈수록 편해진다.
좀 더 신경 써줬으면 좋은것은 각 역마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다는게
아쉽다. 에스컬레이터를 꺼꾸로 타면서 내려갔다는..... -_-;;

타는 열차는 새마을호...
열차가 오니 데려다주러 같이 나온 동생과 공익근무요원이 휠체어 채로 열차에 실어 올린다.
안에는 여자 승무원 남자 승무원이 있었다.
헉! 근데 좌석 입구가 좁아서 휠체어가 안들어간다. 우째 이런 일이... -_-;;
열차는 출발한다는 신호가 들리고 그 데려다 주러 나온 동생과 공익요원은 열차에서 내린다.
휠체어는 좌석 입구에 끼인체로.... -_-;;

안절 부절 못하는 여 승무뭔과 남자 승무원...
그때도 어김없이 여러 눈빛들의 세례를 받으면서.... ㅋㅋㅋ 내가 그리 멋지게 보이나? 들..
그때 건장한 깍두기스타일의 승객한분이 벌떡일어나 날 덥썩 안고 좌석에 앉혀주신다.
그야말로 이때가 그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말이 듯.....
헌신짝 들듯 들어서 내 팽개치는...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이차저차해서 자리잡고 있다보니.....
여승무뭔이 친절하게 불편한데는 없는냐 혼자서 이렇게 여행도 다니고 대단하다느니 하면서
말을 걸어준다. 이름도 기억난다. "이재금" ㅋㅋㅋㅋ

이렇게 저렇게 5시간동안을 그렇게 달려온 열차.
밖을 보니 캄캄하다. 저녁 무렵인데도 이렇게 캄캄하다니.. -_-;;
부산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창밖을 보니 울 아버지,엄니 그리고 역시 공익요원이 마중나와 있는군..
아들 새끼 걱정 되었긴 되었나 보시군.. ㅋㅋㅋㅋㅋㅋ

아버지가 올라와 휠체어에 앉히고 휠체어 앉은채로 입구를 나가려 한다.
근데 좀채로 빠지지 않는 휠체어
하는수 없이 나 부터 내리고 휠체어를 끄집어냈다.
그때 남자 승무원이 갑자기 사과를 한다.

"이거 참 죄송 합니다. 무궁화나 KTX는 입구가 넓은데 우리 새마을은 좁아서 불편을 드린것 같네요."

비장애인에겐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이렇게 장애를 가진 사람에겐
그 조그만것에도 장애를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과를 한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한번씩 이렇게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 오게되면 사람들 세상속에서
하나 둘 배워오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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