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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낡은 휠체어...
    실없는 농담들 2003. 11. 23. 11:40
    3일동안 혼자 서울에 다녀왔답니다.
    친구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 몇명이 모여 맛있는것도 먹고
    함께 있는것만으로 참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칸에 몸을 싣고 있을때....
    문득 옆에 있는 내 낡은 휠체어를 한참 동안 바라봤습니다.
    녹이 쓸고 먼지와 때가 드문드문 끼였고 바람이 빠져 버린 바퀴 타이어.
    난 한동안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이 녀석과 여지껏 함께 하고 있었구나... 10년 가까이를....
    내가 안 움직일땐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던 이 녀석이
    내가 움직이게 되면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어쩔땐 험난한 산으로 또 어쩔땐 차거운 바다로...
    어디를 가든 이 녀석은 나의 발이 되어
    날 이렇게 변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을 잠시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기차칸에서 내 낡은 휠체어를 보며 눈물이 왈깍 나올것 같더군요.
    이제 이 낡은 녀석과 떨어지는 것은 상상할수도 없을 일인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많이 서운하겠죠..
    눈물이 날 만큼요....

    변화 된 내 모습속에 속해 알게 모르게 나를 도와준 녀석이
    이렇게 먼지와 때가 끼어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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