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asure Island(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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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보내며.....
5개월동안 여러차례 수술과 간염 그리고 또 수술... 그 친구가 견뎌내기엔 너무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직 말도 재대로 못하는 아들과 아내를 버리구..... 그렇게 가려고 했나봅니다. 어제도 울고.. 어젯밤도 그 친구를 위해 울었습니다. 그것 밖에 해줄것이 없다는게 더 가슴 아픕니다. 친구로써도 멋진 넘이지만 한사람으로써도 멋진 녀석이였던거 같습니다. 처음 모임을 만들면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던 한사람이 이렇게 가버리고나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도움을 많이 얻었던 친구인데..... 가는 길마저 배웅할수도 없다는것에 너무 화가 납니다. 살아 있을때 그 녀석이 좀 더 건강할때 잘 해주는건데... 그 녀석 곁엔 이렇게 많이 아껴주고 챙겨주는 이들이 많았는데.. 다시 돌아온다는 말도 하지 않고...
2003.12.16 -
낡은 휠체어...
3일동안 혼자 서울에 다녀왔답니다. 친구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 몇명이 모여 맛있는것도 먹고 함께 있는것만으로 참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칸에 몸을 싣고 있을때.... 문득 옆에 있는 내 낡은 휠체어를 한참 동안 바라봤습니다. 녹이 쓸고 먼지와 때가 드문드문 끼였고 바람이 빠져 버린 바퀴 타이어. 난 한동안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이 녀석과 여지껏 함께 하고 있었구나... 10년 가까이를.... 내가 안 움직일땐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던 이 녀석이 내가 움직이게 되면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어쩔땐 험난한 산으로 또 어쩔땐 차거운 바다로... 어디를 가든 이 녀석은 나의 발이 되어 날 이렇게 변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을 잠시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기차칸에서 내 낡은 휠체어를 보며 ..
2003.11.23 -
소주 한잔....
언제부턴지 늘어난건 술인것 같습니다. 울 식구들은 알콜중독 초기증세라고도 하더군요, -.- 지금 같이 맨 정신 상태로 사는게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그래서 술이라도 마시고 아무 생각 안나는 공허한 환각상태에 빠져 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 보다 힘겹게 하는건 제 자신입니다. 이렇게 넋놓고 나이만 처먹고 있는 내가... 정말 진짜로 사는 법이 뭔지 도저히 알수가 없습니다. 방한 구석에 처박혀서 이렇게 컴퓨터 두드리며 사는것 조차도 많이 힘이 겨운데..... 어제 제 친구 녀석이랑 나눈 얘기중에..이런말을 하더군요. 네 녀석이 아마 그런 꼴로 나온것은 네 운명일지 모른다는... 그 덕에 네 녀석이랑 친구가 되고 니 덕에 이렇게 시집도 갈수 있어서 좋다고.... 위안 아닌 위안을 해주긴 했지..
2003.11.14 -
좋은 녀석...
지금 막 친구 한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달전에 맨홀 안에서 일을 하다가 다쳤던 그 녀석 전신에 가까운 화상을 입고서도 산소호흡기로 살아볼려고 했던 그 친구 녀석이 오늘을 버티기 어렵다구 그럽니다. 저는 정말 그 녀석에게 친구라는게 부끄럽습니다. 병실에서 고통을 이기며 실 한올이라도 잡고 살아 남을려고 할때 저는 아무것도 그 녀석에게 해준것이 없네요. 그 녀석 기여코 이렇게 가버리네요. 그 녀석 진짜 나쁜 놈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미워도 할수 없게 하는 녀석입니다. 좋은 친구,,,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리라고 생각 했었는데..... 내년 봄이 오면 무리를 해서라도 그 녀석과 다른 친구놈과 같이 여행이나 할라구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녀석과는 영영 같이 할수 없을까 하는 조바심이..
2003.11.04 -
내 부모님들...
내 어머닌 항상 이렇게 말하신다. 엄마,아버지 죽으면 넌 어찌 살아갈꺼냐구... 항상 내내 그게 걱정이시디. 이제 나이를 잡수시고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시다. 힘겨워 하실때 마다... 내게 넋두리 하시듯 그렇게 말씀하신다. 과연 내가 이 세상을 혼자서 살아갈수가 있을까? 내 나이 서른이... 고작 이런 모습뿐인것인지..... 난 욕심도 많고 할일도 많고 해보고 싶은것도 많은데.. 나는 왜 아무것두 완성된 것들이 없는것일까? 내가 잘못 한게 뭐지? 이 세상에 내가 나오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냥 평범하게 그렇게 나왔다면 좋았을것을... 내 아버지는 술에 취해 들어오시는 날엔 항상.... 내 방에 와서는 무슨 말인지 모를 횡설수설을 늘어놓으신다. 불쌍한 새끼. 불쌍한 놈이란 말을 연신 하시면서.. 그럴때 ..
2003.10.17 -
자살 연습
자살이란게 용기가 없는 자는 하지도 말라고 했던가? 솔찍히 난... 하루에도 한두어번 자살을 꿈꾸고는 한다 과연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지... 힘겹게 목숨 간수 하며 살아야 하는걸까?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생각과 고민들.... 아무것도 할수도 하지도 못하는 난... 뭘 위해 살지??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 난 대체 뭘 위해 살고 있지?
2003.10.07